서울 마포구의 한 유명 분식 프랜차이즈 매장은 올해부터 김치 원산지 표기를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바꿨다. 점주 A씨는 “원래 우리 매장은 국산 김치를 사용했지만 재료비가 많이 올라 본사에서 중국산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작년부터 중국산 김치를 사용해왔다. 그는 “최근 배춧값이 너무 뛰었다”며 “젓갈부터 고춧가루 가격까지 다 올라 예전처럼 김치를 담그는 건 엄두도 못 낸다”고 토로했다.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원재룟값 상승과 물가 부담이 가중되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김치를 택하는 식당이 많아진 영향이다. 중국산 김치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김치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치 수입액은 9379만달러(약 1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8324만달러)보다 11.2%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간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2억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수입량도 16만3148톤(t)으로 전년 같은 기간(1만5011톤)보다 10.1% 늘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수입량이 30만톤을 돌파할것으로 보인다.반면, 김치 무역수지는 11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적자 규모는 3558만달러(약 490억원)로 집계됐다. 이 기간 수출액은 1억4981만달러(약 2063억원), 수입액은 1억8539만달러(약 2553억원)였다. 2021년 논란이 됐던 중국산 김치 제조 과정. 웨이보 영상 캡처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김치의 99.9%는 중국산이다. 여기에 중국에서 들여 생산자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했다. 주로 농림수산품이 올라 최근 폭우·폭염 영향과 더불어 밥상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우려된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77로 전월(119.64) 대비 0.1%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배추(31.1%), 돼지고기(9.5%), 달걀(4.4%), 쌀(3.4%) 등의 품목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배추가 진열돼 있다. 2025.7.2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폭염과 집중호우 여파로 배추를 비롯한 주요 채소 가격이 급등하면서 포장김치 수급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여름 배추 작황 부진으로 '김치 대란'이 발생했던 전례가 있어 올해도 같은 혼란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긴장감이 감지된다.포장김치 업계는 올해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몇 년째 이어지는 이상기후에 대비해 대형 제조업체들이 수개월 전부터 비축 물량을 늘리고 계약재배를 확대해 온 덕분에, 현재까지는 수급에 별다른 차질이 없다는 설명이다.24일 한국은행 6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여름 배추 시세는 전월 대비 31.1% 급등하며 식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 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출하 물량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업계는 오는 9월까지 배춧값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이에 따라 유통업계 전반에도 김치 수급 안정에 대한 경계심이 퍼지고 있다. 하지만 포장김치 제조사들은 본격적인 출하기 이전인 봄철부터 비축한 원물을 활용해 안정적인 배추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포장김치 업체 A사 관계자는 "배추는 연간 계약재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수급 안정성이 높은 편"이라며 "작황이 좋지 않아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봄철에 저장한 배추를 활용해 아직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B사 관계자도 "하절기에는 사전 비축한 배추를 중심으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며 "급식용도 고랭지 계약재배와 비축분을 병행 활용해 수급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실제로 대형 김치 업체 상당수는 지난해 급등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비축량을 예년 대비 늘린 상태다. 일부는 계약 농가 확대·수급처 다변화 등 중장기 대응책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포장김치가 진열돼 있다.. 2024.11.11/뉴스1 ⓒ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