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인간이 지구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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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ans339 조회5회 작성일 25-08-08 15:3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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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인간이 지구를 구한다l 남유하 지음, 위즈덤하우스(2025) 삼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그전에 뇌졸중으로 한 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퇴원하셨다. 부모님은 ‘자식을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신념을 가진 분들이라,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별다른 주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나에게 전화하기 시작하셨다. “바쁘냐” “집에는 언제 내려오느냐”가 주 내용이었는데, 나는 늘 “곧 가겠다”고 “좀 바쁘다”고 말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전화를 받았다. 주무시다 돌아가셨고 아무도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장례 후 나는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아버지의 숱한 부름에 한번도 응답하지 않은 나를 용서하기 어려웠다.남유하의 ‘가시 인간이 지구를 구한다’는 제목 그대로 몸에 가시가 돋은 사람들이 지구를 구하는 에스에프다. 예준은 유치원 단짝인 윤서를 고등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다. 단짝이었던 시간이 무색하게 초등학교 5학년 이후 인사도 하지 않고 지내던 둘은 서로의 손목에 난 가시를 빌미로 대화의 물꼬를 튼다. 알고 보니 가시는 지구 멸망을 막기 위해 행성 연합에서 퍼뜨린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에게서 나타난 반응이다. 행성 연합의 파견 관리자 페크는 두 사람에게 말한다. ‘여러분은 지구를 구하거나, 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작가가 작품 안에 인용한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같다”는 아서 C. 클라크의 말처럼 이 에스에프는 일정 부분 마법 같다. 서로를 알아본 예준과 윤서의 외로움이, 지구를 구하는 대신 마지막 순간을 자신의 고양이 아루와 함께하고 싶다는 주영의 선택이, 지구는 알지도 못하고 속하지도 않은 행성 연합에서 지구의 멸망을 막으려 애쓴다는 사실이, 최선이라는 이름의 그 모든 과정과 선택에도 불구하고 어긋나는 예준과 윤서의 마지막이 그러하다.누군가는 윤서의 선택을, 윤서가 말하는 ‘의미 없는 죽음’과 그 맞은편에 있는 ‘의미 있는 죽음’의 차이를 물을 수도 있겠다. 나에게도 그 질문이 찾아왔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이 소설이 나에게 남긴 것은 내일이 없는 예준과 윤서가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대한의사협회 회관 전경. 박효상 기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년 반 동안 이어진 의정 갈등에 대해 환자·시민단체와 만나 사과한 것과 관련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장관으로서 정부의 책임을 자인하는 사과로써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의협은 8일 입장문을 내고 “신뢰 회복이 문제 해결의 시작임을 밝혀 그동안 의협이 언급한 바와 같은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전날 정 장관은 환자·시민단체와 가진 간담회에서 “그간 의료 현장에서 많은 불편을 겪은 환자와 가족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민과 의료인이 공감하는 의료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초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급증, 비급여 실손보험 등 불합리한 제도들을 종합적으로 해결할 의료개혁추진위원회 또는 혁신위원회를 만들어 국민, 의료인, 전문가와 방안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이에 의협은 “서로 다른 입장에 서있겠지만,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같은 목표 아래 당사자들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를 위해선 이전과 같이 의료진의 일방적 희생을 요구하거나 정책에서 배제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같은 날 이뤄진 수련협의체 회의에서 전공의 복귀 방안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서도 환영의 뜻을 보였다. 의협은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전공의 수련의 이해당사자들이 모여 결론을 도출해 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맞다”고 했다.그러면서 “전공의·의대생들의 복귀가 사회적 관심사가 되고 있지만, 이들이 왜 자리를 박차고 나왔는가에 대한 논의는 이제 시작”이라며 “새로운 의료제도가 자리 잡게 되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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