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주식투자 잘 봐, KBO 베테랑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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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2 조회9회 작성일 25-08-12 08:27본문
초보주식투자 2016시즌 통합우승 팀은 김태형 감독(가운데 사진)이 지휘한 두산이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 정규 시즌 2위 팀은 김경문 감독(왼쪽)이 이끈 NC였다. 그리고 정규 시즌 3위로 시즌을 마친 곳이 염경엽 감독(오른쪽)이 사령탑이던 넥센 히어로즈였다.
그때는 그 누구도 올해 여름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해 정규 시즌 ‘금은동’ 시상대에 올랐던 3인 사령탑이 9년 뒤 각각 다른 유니폼을 입고 상위 세 자리를 다투고 있다.
당시 40대 후반이던 김태형 감독과 염경엽 감독은 50대를 보내며 KBO리그 현장 지도자 가운데서도 베테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그해 우승을 포함해 두산에서만 한국시리즈 3차례 정상을 맛봤고, 염경엽 감독은 2023년 LG 사령탑으로 구단과 본인의 우승 갈증을 함께 풀었다. 김경문 감독은 60대 백전노장 사령탑으로 돌아와 그라운드의 큰 나무로 전체 리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지도자로서 여러 족적을 남긴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 우승을 화두로는 ‘도전자’로 전장 한복판에 있다.
세 감독의 승부는 2016년의 재판 같지만 구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다. 김태형 감독은 2016년 ‘판타스틱4’로 통한 4인 선발 합작 70승에 타선과 수비 전략에서도 빈틈이 없던 두산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세 팀 중 가장 평가가 낮았던 ‘언더독’ 롯데를 이끌며 3위로 두 팀을 쫓고 있다. 2016년 ‘뛰는 야구’와 ‘작전 야구’로 승부를 걸었던 염경엽 감독은 시스템과 안정감에 무게를 두고 장기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히어로즈 사령탑 때와 비교하면 쓸 수 있는 카드를 많이 확보한 덕분이다. LG는 한화와의 2강 싸움에서도 경험과 뎁스에서 살짝 우위를 보이며 추월에 성공했다.
김경문 감독은 2015년 팀승률 0.596에 이어 2016년 승률 0.589로 순항했지만 2년 연속 정규시즌 2위에 머물렀다. 올해 한화는 그해 NC와 비교하면 마운드가 강하다. 반면 당시 NC 주력이던 에릭 테임즈, 박석민, 나성범, 이호준 등 거포 타선에는 모자람이 있다.
올해는 넘지 못할 전력의 팀은 없다. 1위와 2위가 9게임 차, 1위와 3위가 16게임 차로 벌어진 2016년과는 달리 올해 1~3위는 간격이 좁다. 세 사령탑 모두 올해 구도에서도 승부를 걸 만하다는 계산과 도전 의지를 드러낸다.
LG와 롯데는 만족도는 떨어졌지만 막상 교체를 선택하기에는 미련도 남을 만했던 기존 외국인 투수와 과감히 작별하고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와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선발진의 키를 맞추려는 뜻으로 풀이된다.반대로 한화는 LG에 비해 아쉬움이 있던 타선에 검증 가능한 카드를 가세하기 위해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경험 많은 사령탑은 장면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깊이가 다르다. 산전수전 다 겪은 3인 사령탑의 리턴매치가 본격화하고 있다.
야구를 깊게 보는 팬이라면 우연과 필연을 오가는 베테랑 감독의 농익은 수싸움이 실루엣 너머로 보일지 모른다.
[주간경향]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대다수의 이주민을 배제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소비쿠폰을 이주민과 공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주민을 함께 사는 존재로 인정하고 불합리한 차별에 맞서 연대한다는 취지다.
서울디아스포라교회는 소비쿠폰 금액의 10분의 1을 이주민과 공유하는 ‘십시일반’ 캠페인을 한다. 지난 7월 2일 만난 이 교회 정진우 목사는 캠페인을 제안하며 코로나19 때를 떠올렸다고 했다. 재난 상황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이 부각됐지만 오히려 미등록 이주민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정 목사는 “팬데믹 때 공장이 문을 안 열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미등록 이주민들이 있었지만, 이들에게는 정부 혜택이 닿지 않았다”며 “지금도 이들은 힘들게 살고 있고 정부가 못 하면 민간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충북 옥천군에선 ‘모두에게 소비쿠폰을! 모두에게 권리를!’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쿠폰 공유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공유된 금액은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옥천군 내 이주민의 ‘몫’을 찾는 데 사용된다. 지난 8월 2일 소비쿠폰 공유활동을 진행하는 옥천이주민인권연대의 오오카도 미야코 대표(59)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한국에 온 지 29년 된 미야코 대표는 “비자의 종류가 다르든, 비자가 없든, 이주민도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이번 활동을 통해 이주민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 나의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옥천은 2020년 결혼이주여성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권리를 주장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정부가 대다수의 이주민을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배제한 것을 어떻게 봤나.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 지금까지의 이주민 정책 대부분이 ‘어떤 이주민’은 환영하면서도, 또 ‘어떤 이주민’은 배제하거나 심지어 쫓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쿠폰 지급 기준에 쓰인 ‘내국인과 연관성이 있는 외국인’이라는 문구를 보고 멈칫했다. 내국인과 연관되지 않은 이주민이 과연 있을까.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주노동자, 미등록 이주민, 계절 근로자들은 바로 우리의 가족이자 친구, 이웃이다. 당장 떠오르는 얼굴들이 이토록 선명한데 ‘내국인’이라는 단어에 한국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우리들의 자리는 과연 있긴 한 걸까 싶었다. ‘나는 이주민과 전혀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밥상에 올라온 수많은 식자재와 공산품, 그 안에도 이주민과의 연관성이 있다. 정말 내국인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이주민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처음에 어떻게 소비쿠폰 공유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동네 목사님을 통해 특별한 사례를 들었다. 시민들이 자신의 몫 일부를 떼어내 이주민과 나누는 소비쿠폰 공유활동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단순히 돈을 모아 전달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었다. 꽉 찬 버스 안에서 내가 앉은 자리를 조금씩 비켜내며 ‘여기 와서 같이 앉자’고 손짓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옥천 이주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옥천은 인구 5만명이 되지 않는 작은 농촌이다. 하지만 서울보다 더 자주 이주민을 마주치게 된다. 동네 마트, 정육점, 안경점, 자전거포에서 이주민을 만날 수 있다. 이주민은 ‘낯선 얼굴’이 아니다. 아이의 학교에서 만나는 학부모이자, 가게의 고객이자, 건강원을 운영하는 사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주민은 이미 옥천 주민들의 일상 속에 동료로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옥천에 오는 이주민들의 배경은 다양하다. 결혼비자로 들어오는 이들도 있고, 결혼이주민의 가족으로 방문비자를 받아오는 경우도 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도 있고, 최근에는 농번기 인력을 위해 계절 근로자로 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옥천군의 계절 근로자들은 대부분 결혼이주민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단순한 노동 인력이 아니라 이주민 커뮤니티의 연장선에서 옥천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인 셈이다.”
-소비쿠폰 공유활동에 대해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한 주민이 우리의 활동 소식에 ‘한 동네에서 같은 물 마시고 사는 이주민이 소비쿠폰을 받지 못했다’는 댓글을 남겨준 게 기억에 남는다. 함께 물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눈빛을 주고받고, 인사를 나누고, 그러면서 ‘함께 더 잘 살아가고 싶은 사람’으로 서로를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인상 깊었다. 소멸지역이라 불리는 옥천이 오히려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물을 마시며 살아가는, 그런 인식을 가진 지역이라는 점이다. 옥천은 여러 인프라가 사라져가고 열악한 지역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서로 기대고 살아가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연결이 더 선명히 드러나는 것 같다.”
-소비쿠폰 공유활동을 추진하면서 특별히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나.
“모인 금액을 어떻게 사용할지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옥천이주민인권연대는 ‘시혜’를 베풀기 위해 모인 단체가 아니고, 이주민 당사자들이 직접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만든 당사자 단체이기 때문이다. 참여, 자율성, 주체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 어떻게 나눔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고자 한다.”
-정부의 소비쿠폰 이주민 배제는 무엇을 뜻한다고 생각하나.
“국가는 이주민을 지원한다고 말하지만 ‘어떤 이주민’은 지원하고, ‘어떤 이주민’은 배제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말한다. 너도 ‘그런 이주민’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런 조건에 따라 이주민을 구분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비자의 종류가 다르든, 비자가 없든,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먹는 거로 애달파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도 먹는 것으로 애달파 하는 사람이다.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웃고 떠드는 사람이다. 국가가 시혜적으로 이주민에게 복지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이 사회의 시민으로 인정하고 시민답게 대우해주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믿는다.”
-옥천 시민들의 소비쿠폰 공유활동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가 됐으면 하나.
“공유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활동에 동참하는 분들이 이주민을 동료로 여기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연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주는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농촌과 농업, 노동, 여성, 인권의 문제다. 이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분들이 있기에 이 활동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활동을 통해 이주민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면 그 삶에 안주할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참 많다. 성시경만 해도 남다른 요리 솜씨로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더니 까다로운 미각으로 ‘먹을 텐데’를, 아무도 태클 걸 사람 없는 본업으로 ‘부를 텐데’를, 오랜 방송 경험과 진지하면서도 ‘아재스러운’(난 그의 아재 개그가 너무 재밌다) 입담으로 ‘만날 텐데’를 진행 중이다. 어느 날 그는 생각했단다. 지금까지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방송 위주로 했다면, 이제부터는 ‘잘 못하는 것’도 해보면 어떨까 한다고.
최근 시작한(8월 초 현재 벌써 8회차) ‘꾸밀 텐데’에는 자칭 ‘꾸알못(꾸미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자, ‘패션 똥손’ ‘쇼핑 포비아’인 그가 중년과 노년에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나다운 멋’으로 편하게 입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니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청했다.
3회차까지 보았을 때다. 성시경의 패션 자립을 돕는 선생님이자 코치로 그의 방송 담당 스타일리스트가 함께 나왔다. 그런데 댓글이 심상치 않았다. 스타일리스트의 안목이 너무 별로라는 것이다. 매력을 살리기보다는 반감시키는 스타일링이 많다며 ‘패션 시어머니들’이 등판한 것이다. 오래전 ‘옷 잘 입는 친구가 모르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개인 스타일링의 핵심은 옷은 입는 사람에게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입는 사람의 기질과 성향에 맞으며 그의 삶(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옷 잘 입는 친구는 자신의 기준과 취향대로 옷을 골라주므로 의외로 적합한 패션 코치는 아니라는 내용을 담았다.
패션 팁은 인터넷에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에게 맞게, 즉 ‘패션 자립’ 할 수 있도록 적용하는 건 완전 다른 문제다. 배운다는 건 체화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가 봐도 성시경의 스타일리스트는 ‘(나에게 맞고, 내가 원하는) 나를 표현하는 스타일링 연출’에 대해 배우기에 적합한 선생님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3가지다. 첫 번째는 의뢰인의 기질을 고려하지 않는 점이다. 성시경은 많은 옷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계절별 딱 필요한 아이템으로 꾸미는 실용적인 멋을 추구하는 듯 보이는데 스타일리스트는 옷을 자꾸 채우려고 한다. 두 번째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추천한다. 성시경은 요즘 유행인 무늬가 큰 패턴이나 동적인 분위기를 내는 색상의 옷보다는 약간의 포인트만 있는 정적인 분위기의 색상이 잘 어울린다. 물론 유행 아이템을 시도해보고 배우는 것은 좋다. 하지만 배우는 것과 진짜 옷장에 채워서 입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세 번째는 그의 안목을 개발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다. ‘꾸밀 텐데’를 집중해서 보면 성시경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착장을 바로 알아채고 “마음에 든다”라고 말한다. 나다운 멋을 찾기 위해서는 처음 시도하는 옷이라도(꾸알못은 경험의 영역이 좁은 경우가 많다) 입었을 때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 착장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게 취향과 안목을 일깨우고 개발할 때 패션 자립이 시작된다.
자 그러면 ‘스타일리스트를 제발 바꾸라’는 댓글은 괜찮은가? 1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명의 패션 안목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 훈수 두는 것만큼 쉬운 것도 없다. 성시경이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짠’하고 멋있는 스타일링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도 이해되지만 어떤 공부든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무언가를 공부한다는 건 호박을 마차로 바꾸는 신데렐라 속 마술봉처럼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패션 프로그램에서 전문가의 손을 거쳐 변신하는 ‘비포 & 애프터’만 봐왔다. 패션 도파민에 길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성시경은 ‘꾸밀 텐데’ 시작 영상에서 분명히 말했다. ‘꾸알못이지만 패션을 배우고 싶다’라고.
‘꾸밀 텐데’의 댓글에서 공부에 대한 결과 중심적 사고방식을 발견했다. 물론 댓글을 쓴 구독자들도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 패션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성시경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적인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건강한 훈수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나 역시 그가 다양한 전문가에게 배우는 ‘꾸밀 텐데’를 기다리는 중이다. 모두에게는 잘하고 싶은 분야의 ‘알못’인 시절이 있었다. 즉각적인 성취보다 단계별 성장의 즐거움을 누리자. ‘알못’의 공부는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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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그 누구도 올해 여름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해 정규 시즌 ‘금은동’ 시상대에 올랐던 3인 사령탑이 9년 뒤 각각 다른 유니폼을 입고 상위 세 자리를 다투고 있다.
당시 40대 후반이던 김태형 감독과 염경엽 감독은 50대를 보내며 KBO리그 현장 지도자 가운데서도 베테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그해 우승을 포함해 두산에서만 한국시리즈 3차례 정상을 맛봤고, 염경엽 감독은 2023년 LG 사령탑으로 구단과 본인의 우승 갈증을 함께 풀었다. 김경문 감독은 60대 백전노장 사령탑으로 돌아와 그라운드의 큰 나무로 전체 리그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지도자로서 여러 족적을 남긴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 우승을 화두로는 ‘도전자’로 전장 한복판에 있다.
세 감독의 승부는 2016년의 재판 같지만 구도는 완전히 달라져 있다. 김태형 감독은 2016년 ‘판타스틱4’로 통한 4인 선발 합작 70승에 타선과 수비 전략에서도 빈틈이 없던 두산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세 팀 중 가장 평가가 낮았던 ‘언더독’ 롯데를 이끌며 3위로 두 팀을 쫓고 있다. 2016년 ‘뛰는 야구’와 ‘작전 야구’로 승부를 걸었던 염경엽 감독은 시스템과 안정감에 무게를 두고 장기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히어로즈 사령탑 때와 비교하면 쓸 수 있는 카드를 많이 확보한 덕분이다. LG는 한화와의 2강 싸움에서도 경험과 뎁스에서 살짝 우위를 보이며 추월에 성공했다.
김경문 감독은 2015년 팀승률 0.596에 이어 2016년 승률 0.589로 순항했지만 2년 연속 정규시즌 2위에 머물렀다. 올해 한화는 그해 NC와 비교하면 마운드가 강하다. 반면 당시 NC 주력이던 에릭 테임즈, 박석민, 나성범, 이호준 등 거포 타선에는 모자람이 있다.
올해는 넘지 못할 전력의 팀은 없다. 1위와 2위가 9게임 차, 1위와 3위가 16게임 차로 벌어진 2016년과는 달리 올해 1~3위는 간격이 좁다. 세 사령탑 모두 올해 구도에서도 승부를 걸 만하다는 계산과 도전 의지를 드러낸다.
LG와 롯데는 만족도는 떨어졌지만 막상 교체를 선택하기에는 미련도 남을 만했던 기존 외국인 투수와 과감히 작별하고 새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와 빈스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리는 선발진의 키를 맞추려는 뜻으로 풀이된다.반대로 한화는 LG에 비해 아쉬움이 있던 타선에 검증 가능한 카드를 가세하기 위해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경험 많은 사령탑은 장면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깊이가 다르다. 산전수전 다 겪은 3인 사령탑의 리턴매치가 본격화하고 있다.
야구를 깊게 보는 팬이라면 우연과 필연을 오가는 베테랑 감독의 농익은 수싸움이 실루엣 너머로 보일지 모른다.
[주간경향] 정부가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대다수의 이주민을 배제하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소비쿠폰을 이주민과 공유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주민을 함께 사는 존재로 인정하고 불합리한 차별에 맞서 연대한다는 취지다.
서울디아스포라교회는 소비쿠폰 금액의 10분의 1을 이주민과 공유하는 ‘십시일반’ 캠페인을 한다. 지난 7월 2일 만난 이 교회 정진우 목사는 캠페인을 제안하며 코로나19 때를 떠올렸다고 했다. 재난 상황에서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과 책임이 부각됐지만 오히려 미등록 이주민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정 목사는 “팬데믹 때 공장이 문을 안 열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미등록 이주민들이 있었지만, 이들에게는 정부 혜택이 닿지 않았다”며 “지금도 이들은 힘들게 살고 있고 정부가 못 하면 민간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충북 옥천군에선 ‘모두에게 소비쿠폰을! 모두에게 권리를!’이라는 이름으로 소비쿠폰 공유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공유된 금액은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옥천군 내 이주민의 ‘몫’을 찾는 데 사용된다. 지난 8월 2일 소비쿠폰 공유활동을 진행하는 옥천이주민인권연대의 오오카도 미야코 대표(59)와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한국에 온 지 29년 된 미야코 대표는 “비자의 종류가 다르든, 비자가 없든, 이주민도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며 “이번 활동을 통해 이주민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 나의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옥천은 2020년 결혼이주여성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권리를 주장하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정부가 대다수의 이주민을 소비쿠폰 지급 대상에서 배제한 것을 어떻게 봤나.
“처음엔 그냥 그런가 보다, 당연한 일처럼 여겨졌다. 지금까지의 이주민 정책 대부분이 ‘어떤 이주민’은 환영하면서도, 또 ‘어떤 이주민’은 배제하거나 심지어 쫓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쿠폰 지급 기준에 쓰인 ‘내국인과 연관성이 있는 외국인’이라는 문구를 보고 멈칫했다. 내국인과 연관되지 않은 이주민이 과연 있을까.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주노동자, 미등록 이주민, 계절 근로자들은 바로 우리의 가족이자 친구, 이웃이다. 당장 떠오르는 얼굴들이 이토록 선명한데 ‘내국인’이라는 단어에 한국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우리들의 자리는 과연 있긴 한 걸까 싶었다. ‘나는 이주민과 전혀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밥상에 올라온 수많은 식자재와 공산품, 그 안에도 이주민과의 연관성이 있다. 정말 내국인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이주민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일까.”
-처음에 어떻게 소비쿠폰 공유활동을 시작하게 됐나.
“동네 목사님을 통해 특별한 사례를 들었다. 시민들이 자신의 몫 일부를 떼어내 이주민과 나누는 소비쿠폰 공유활동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단순히 돈을 모아 전달하는 것과는 다른 일이었다. 꽉 찬 버스 안에서 내가 앉은 자리를 조금씩 비켜내며 ‘여기 와서 같이 앉자’고 손짓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옥천 이주민들은 어떻게 살고 있나.
“옥천은 인구 5만명이 되지 않는 작은 농촌이다. 하지만 서울보다 더 자주 이주민을 마주치게 된다. 동네 마트, 정육점, 안경점, 자전거포에서 이주민을 만날 수 있다. 이주민은 ‘낯선 얼굴’이 아니다. 아이의 학교에서 만나는 학부모이자, 가게의 고객이자, 건강원을 운영하는 사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이주민은 이미 옥천 주민들의 일상 속에 동료로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옥천에 오는 이주민들의 배경은 다양하다. 결혼비자로 들어오는 이들도 있고, 결혼이주민의 가족으로 방문비자를 받아오는 경우도 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도 있고, 최근에는 농번기 인력을 위해 계절 근로자로 오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옥천군의 계절 근로자들은 대부분 결혼이주민의 가족으로 구성돼 있다. 단순한 노동 인력이 아니라 이주민 커뮤니티의 연장선에서 옥천과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인 셈이다.”
-소비쿠폰 공유활동에 대해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한 주민이 우리의 활동 소식에 ‘한 동네에서 같은 물 마시고 사는 이주민이 소비쿠폰을 받지 못했다’는 댓글을 남겨준 게 기억에 남는다. 함께 물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눈빛을 주고받고, 인사를 나누고, 그러면서 ‘함께 더 잘 살아가고 싶은 사람’으로 서로를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더욱 인상 깊었다. 소멸지역이라 불리는 옥천이 오히려 선주민과 이주민이 함께 물을 마시며 살아가는, 그런 인식을 가진 지역이라는 점이다. 옥천은 여러 인프라가 사라져가고 열악한 지역으로 평가되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더 서로 기대고 살아가는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연결이 더 선명히 드러나는 것 같다.”
-소비쿠폰 공유활동을 추진하면서 특별히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나.
“모인 금액을 어떻게 사용할지 처음부터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옥천이주민인권연대는 ‘시혜’를 베풀기 위해 모인 단체가 아니고, 이주민 당사자들이 직접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만든 당사자 단체이기 때문이다. 참여, 자율성, 주체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 어떻게 나눔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고자 한다.”
-정부의 소비쿠폰 이주민 배제는 무엇을 뜻한다고 생각하나.
“국가는 이주민을 지원한다고 말하지만 ‘어떤 이주민’은 지원하고, ‘어떤 이주민’은 배제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말한다. 너도 ‘그런 이주민’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런 조건에 따라 이주민을 구분하는 것 자체를 거부한다. 비자의 종류가 다르든, 비자가 없든, 우리는 이 땅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먹는 거로 애달파 하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도 먹는 것으로 애달파 하는 사람이다.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웃고 떠드는 사람이다. 국가가 시혜적으로 이주민에게 복지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이 사회의 시민으로 인정하고 시민답게 대우해주기를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믿는다.”
-옥천 시민들의 소비쿠폰 공유활동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가 됐으면 하나.
“공유활동에서 중요한 것은 액수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 활동에 동참하는 분들이 이주민을 동료로 여기고,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연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주는 결코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농촌과 농업, 노동, 여성, 인권의 문제다. 이를 이해하고 함께하는 분들이 있기에 이 활동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이번 활동을 통해 이주민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면 그 삶에 안주할 것 같은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참 많다. 성시경만 해도 남다른 요리 솜씨로 자신만의 레시피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더니 까다로운 미각으로 ‘먹을 텐데’를, 아무도 태클 걸 사람 없는 본업으로 ‘부를 텐데’를, 오랜 방송 경험과 진지하면서도 ‘아재스러운’(난 그의 아재 개그가 너무 재밌다) 입담으로 ‘만날 텐데’를 진행 중이다. 어느 날 그는 생각했단다. 지금까지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방송 위주로 했다면, 이제부터는 ‘잘 못하는 것’도 해보면 어떨까 한다고.
최근 시작한(8월 초 현재 벌써 8회차) ‘꾸밀 텐데’에는 자칭 ‘꾸알못(꾸미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자, ‘패션 똥손’ ‘쇼핑 포비아’인 그가 중년과 노년에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고도 ‘나다운 멋’으로 편하게 입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니 응원하는 마음으로 시청했다.
3회차까지 보았을 때다. 성시경의 패션 자립을 돕는 선생님이자 코치로 그의 방송 담당 스타일리스트가 함께 나왔다. 그런데 댓글이 심상치 않았다. 스타일리스트의 안목이 너무 별로라는 것이다. 매력을 살리기보다는 반감시키는 스타일링이 많다며 ‘패션 시어머니들’이 등판한 것이다. 오래전 ‘옷 잘 입는 친구가 모르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 개인 스타일링의 핵심은 옷은 입는 사람에게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입는 사람의 기질과 성향에 맞으며 그의 삶(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옷 잘 입는 친구는 자신의 기준과 취향대로 옷을 골라주므로 의외로 적합한 패션 코치는 아니라는 내용을 담았다.
패션 팁은 인터넷에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을 자신에게 맞게, 즉 ‘패션 자립’ 할 수 있도록 적용하는 건 완전 다른 문제다. 배운다는 건 체화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가 봐도 성시경의 스타일리스트는 ‘(나에게 맞고, 내가 원하는) 나를 표현하는 스타일링 연출’에 대해 배우기에 적합한 선생님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3가지다. 첫 번째는 의뢰인의 기질을 고려하지 않는 점이다. 성시경은 많은 옷을 원하지 않는다. 그는 계절별 딱 필요한 아이템으로 꾸미는 실용적인 멋을 추구하는 듯 보이는데 스타일리스트는 옷을 자꾸 채우려고 한다. 두 번째는 트렌디한 아이템을 추천한다. 성시경은 요즘 유행인 무늬가 큰 패턴이나 동적인 분위기를 내는 색상의 옷보다는 약간의 포인트만 있는 정적인 분위기의 색상이 잘 어울린다. 물론 유행 아이템을 시도해보고 배우는 것은 좋다. 하지만 배우는 것과 진짜 옷장에 채워서 입는 것은 다른 문제다. 세 번째는 그의 안목을 개발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다. ‘꾸밀 텐데’를 집중해서 보면 성시경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착장을 바로 알아채고 “마음에 든다”라고 말한다. 나다운 멋을 찾기 위해서는 처음 시도하는 옷이라도(꾸알못은 경험의 영역이 좁은 경우가 많다) 입었을 때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 착장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게 취향과 안목을 일깨우고 개발할 때 패션 자립이 시작된다.
자 그러면 ‘스타일리스트를 제발 바꾸라’는 댓글은 괜찮은가? 1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명의 패션 안목이 있다. 그리고 세상에 훈수 두는 것만큼 쉬운 것도 없다. 성시경이 스타일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짠’하고 멋있는 스타일링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도 이해되지만 어떤 공부든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무언가를 공부한다는 건 호박을 마차로 바꾸는 신데렐라 속 마술봉처럼 순식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패션 프로그램에서 전문가의 손을 거쳐 변신하는 ‘비포 & 애프터’만 봐왔다. 패션 도파민에 길들여진 것이다. 하지만 성시경은 ‘꾸밀 텐데’ 시작 영상에서 분명히 말했다. ‘꾸알못이지만 패션을 배우고 싶다’라고.
‘꾸밀 텐데’의 댓글에서 공부에 대한 결과 중심적 사고방식을 발견했다. 물론 댓글을 쓴 구독자들도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 패션의 즐거움을 알아가는 성시경을 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생산적인 방향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건강한 훈수와 기다림이 필요하다. 나 역시 그가 다양한 전문가에게 배우는 ‘꾸밀 텐데’를 기다리는 중이다. 모두에게는 잘하고 싶은 분야의 ‘알못’인 시절이 있었다. 즉각적인 성취보다 단계별 성장의 즐거움을 누리자. ‘알못’의 공부는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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